[교수동정] [신임교원 특집]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오지열 교수>
- bizs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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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6
우리 경영대학은 핵심가치인 교육.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생성공과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학년도 1학기, 뛰어난 역량을 갖춘 신임교원을 초빙하였다. 이번에 새롭게 경영대학 가족이 된 신임교원인 <재무 전공>의 '오지열 교수'를 만나 '주요 연구활동, 전공,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Q1.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교수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2023학년도 1학기부터 성균관대 경영대학 식구로 함께 하게 된 오지열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 부모님을 따라 출국하여 영국에서 12년 정도 거주하였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치고 2012년에 귀국하였습니다. 이후 3년간 육군사관학교에서 장교이자 경제학 교수로서 사관생도들을 가르치면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15년 가을부터 지난 학기까지는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함께 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Q2. 전공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리며,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재무 전공이면서 일반대학원에서는 핀테크융합전공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제가 주로 연구하는 분야는 기관투자자들의 행태, 특히 그 중에서도 펀드와 ETF, 그리고 연기금 관련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관련 연구 또한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재무 전공에서 이미 상당 기간 활발히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지만, 해당 연구 분야의 도드라지는 특징 중 하나라면 머신러닝 기법 등과 같은 핀테크 융합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핀테크융합전공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ESG 관련 연구만 하더라도, 방대한 텍스트 형태의 비정형 ESG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려면 빅데이터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하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경제와 금융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겠는데, 제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시기마다 굵직한 사건들이 터졌던 것 같습니다. IMF 사태 때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의 경제사정이 하루아침에 얼어붙는 것을 힘없이 지켜봐야만 했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전공을 고를 때 카드대란으로 많은 집들이 다시 한번 고통받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의 시작과 함께 리먼 브라더스와 AIG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켜봤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금융시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다는 것을 제게 여러 번에 걸쳐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금융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나아가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3.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 식구로 함께 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우리 대학의 주요 미션인 국제화와 리더십, 그리고 혁신에 기여하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영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친해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을 우리 경영대학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의 몸은 종로구 명륜3가에 있더라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글로벌한 경험과 마인드를 함께 할 수 있는 강의실을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학생 여러분들께서 사회에 나갔을 때 다른 이들보다 한 발짝 더 글로벌하고, 한 발짝 더 자유롭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경험들을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Q4. 교수님께서 맡은 수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학기에 학부 재무관리 수업을 맡을 예정입니다. 재무관리는 재무 전공의 첫 얼굴과도 같은 수업입니다. 학생들이 재무관리를 잘 이해하고, 배운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교과과정에서 이어지는 다른 재무 과목들에 대한 심리적 부담 또한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이 경우 심화 과목들을 좀 더 수월하게 접하고 깊이 내재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플립러닝 등의 기법을 도입하여,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중요한 개념을 직접 실생활에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재무관리의 시작부터 중요한 개념들을 영어로 접하게 하여 향후 외국과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좀더 원활하게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Q5.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요?
제가 최근 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 주제 중 하나는 시장 참여자들의 특성이 투자 기업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예로 들어 설명할게요. 꽤 오랜 기간 동안 기업의 부도 위험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모형들은 기업의 특성, 혹은 전반적인 시장 상황의 특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인지, 이익을 잘 창출해내고 있는 기업인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지요. 제가 공저자들과 함께 최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특성에 못지 않게 누가 기업의 채권자로 참여하고 있는지, 즉 투자자의 특성 또한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금 유출입에 민감한 펀드인지, 아니면 연기금이나 생명보험사와 같이 자금 유출입에서 좀더 자유로운 기관투자자인지에 따라서요. 지금까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 쪽에 연구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면, 누가 자금을 제공하는지, 즉 공급 쪽에 대해서도 연구가 더욱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구성이 점점 바뀌고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문제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연구는 앞으로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Q6. 교수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자의 모습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직도 제 첫 직장이었던 육군사관학교에서 함께 했던 전공생도들과 계속 연락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위, 소령으로 군에서 중간간부가 된 그들과 이따금 만나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 그리고 좋은 교육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함께 고민을 공유하곤 합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저희가 내린 결론이라면 결국 “leading by example,” 그러니까 직접 실천하는 교육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연구에 대한 열정은 말로, 일방적인 “소통”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즐겁게, 그리고 또 일관되게 연구하는 모습을 교육자가 먼저 보일 수 있어야 연구의 즐거움이, 또 그 결실이 학생들에게도 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공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섣불리 조언을 건네기보다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고,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마음일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MBTI 검사를 해보면 T보단 F 성향이 엄청 강하게 나오더라고요.
Q7.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세요!
몇 년 전 인기 있었던 드라마 “도깨비”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위기에서 구해주었던 아이를 몇십 년이 흘러 어느덧 훌륭한 삶을 마무리한 할아버지로서 다시 만났을 때, 도깨비가 그에게 건네는 응원과 위로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말이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우리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 삶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압박과 기대가 너무도 컸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이렇게 해야 하고, 대학에 입학했으니 취업 준비를 위해 이렇게 해야 하고… 주위에서 다양한 조언, 훈계, 어쩌면 오지랖일지도 모르는 말들의 연속이었을 것입니다. 그 기대에 매번 부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페이스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는 없습니다. 무책임하게,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매번 주위에 내 선택이 어떻게 비쳐질지, 사회의 시선은 어떠할지 그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꼭 건네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삶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고민 끝에 내리는 선택에 오답지는 없습니다. 만나서 반갑고,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