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오피니언 - 김용준 학장칼럼] "글로벌 O2O의 두마리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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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09
O2O란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온다는 뜻이다. 이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에 진출하여 디지털 기술과 경영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O2O 산업에는 알리바바와 아마존이라는 두 마리 용이 있다. 아마존은 1994년 제프 베이조스가 창업한 온라인 서점이었다.
지금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기업을 흡수·합병하여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글로벌 O2O 유통기업이 되었다. 마윈은 1999년 기업용 전자상거래인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하였다. 알리바바는 O2O 전자상거래를 조성하기 위해 지급 결제 방법인 알리페이, 중국 전역 일일배송 기업인 차이냐오, 공급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파이낸셜 등 거대한 알리바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기업을 흡수·합병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글로벌 O2O 트렌드가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은 판매자가 아마존 플랫폼에 직접 참여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상 모든 제품을 살 수 있는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신선식품 슈퍼마켓 홀푸드를 인수하였고 각 지역별 슈퍼마켓을 흡수·합병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캐셔가 없는 무인 매장 아마존고와 무인 로봇 배송을 통해 미국 유통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티몰을 통해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실현하였다. 특히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오프라인 매장 `허마셴성`은 온·오프라인 주문에 관계없이 3㎞ 이내 거리를 30분 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디지털 신기술인 블록체인, 빅데이터 기술,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무인 물류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자는 이토록 무한히 성장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은 사회적 책임과 정부 규제라고 생각한다. 2016년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지역자립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 물류자동화 무인 점포와 온라인 상거래 등장으로 발생한 직업 순손실을 약 15만명으로 추산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 IT기업의 데이터 독점과 남용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늘어가면서 이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불만이 젠트리피케이션(주민 내몰림 현상)과 집값 상승의 우려로 이어져 최근 아마존의 제2 뉴욕 본사 설립을 제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에 알리바바는 열린 플랫폼으로 사회적 책임을 잘 실천하고 있다. 창업자 마윈은 회사 기본 철학인 `농촌보국`을 강조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전국 일일 배달을 통해 농촌 공급자가 도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티몰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 사회적 책임의 실현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 지배구조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지분 28.8%)와 미국 야후의 제리 양(지분 14.8%) 등 외국 대주주로 구성되어 있다(마윈 5%). 특히 알리바바는 미국 상장사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규제와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올가을 마윈은 사임할 예정이다.
한국 O2O 사업은 글로벌 트렌드인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이 아니라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 상태다. 한국 O2O 유통사업은 대기업인 롯데,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이 온라인화를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거대 유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혹독한 규제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신생 온라인 유통 기업들은 정부 규제와 사회적 책임하에 고객 가치를 혁신적으로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소셜커머스의 쿠팡, 음식 배달 업체인 배달의민족, 새벽배송 업체인 마켓컬리다. 이들 신생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국 유통시장에 혁신을 창출하기를 기대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한국 정부가 온라인 유통시장을 완전 개방하면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국내 O2O 유통시장을 점령할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을 빨리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효율적 O2O 규제 혹은 규제 완화와 더불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면 한국 내수 유통시장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