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김용준 경영대학 학장 오피니언
-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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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29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소강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은 격해졌다. 이 싸움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9년 미국은 중국 AI 기업 8곳의 거래를 금지했다.
미국의 중국 AI 굴기 견제다. 거래 금지 기업은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 기업의 부품을 구매하거나 협력을 할 수 없다. 미국의 중국 AI 기업의 제재 이유는 이 기술이 인권 탄압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안면인식 AI 기술과 프라이버시 인권 문제는 불가분의 관계다. 과연 안면인식 기술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AI 기술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응용기술을 활용한 인도와 한국의 사례를 보며 알아보자.
중국의 AI 안면·사물인식 기술의 대표기업 센스타임(商湯科技)도 미국의 거래 금지 대상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규제가 센스타임의 성장을 막기는 어렵다.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AI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 중국 내 축적된 방대한 빅데이터, 세계 각국과의 협력 네트워크는 센스타임 성장의 힘이다. 2014년 설립된 센스타임은 5년 만에 AI 분야 세계 최고의 유니콘 기업이 됐다. 센스타임의 독자적인 AI 원천기술은 안면인식의 틀을 뛰어넘었다.
센스타임의 기술력은 대기를 분석해 기상 예측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센스타임 기술을 응용하여 기상을 예측하고 재난을 예방하는 데 사용한다면 기업과 사회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미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은 자동차, 의료, 금융, 식품, 유통, 뷰티, 여행산업에 활용된다. 미국 AI 안면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구글이다. 그러나 AI 안면인식 기술을 잘 응용한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비디오 내 안면을 인식하고 용의자의 빅데이터 조회 기능을 제공하는 아마존 레코그니션(Amazon Rekognition)을 미국 정부에 판매한다. 미국 FBI는 아마존 레코그니션으로 미국 내 범죄자를 찾아내는 데 사용한다. 누군가를 감시하는 것이 아닌 범법자를 검거하는 데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아마존은 사회적으로 매우 바람직하다.
인도의 스타트업 스텔앱스(Stellapps)는 가축 안면인식 기술을 서비스한다. 스마트 농업에 안면인식을 통해 동물을 관리한다. 안면인식을 통해 가축에 ID를 부여하고 건강상태를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한다. 가축의 품질과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전염병 색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면인식 기술을 1차 산업에 잘 적용한 사례다.
한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AI 면접에 사용된다. AI 면접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다스아이티`는 안면인식을 통해 관상, 면접, 자신감, 언어표현을 분석해준다. 기업들은 주로 1차 면접에서 AI 면접을 활용한다. AI 면접은 대인 면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과 부정확성을 줄여주고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 AI 면접 서비스는 공정한 채용시스템을 선도하는 좋은 예다.
2020년 세계 안면인식 시장은 3조3000억원 규모다. 중국의 센스타임과 미국 구글의 기술은 AI 안면인식 원천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의 아마존, 인도의 스텔앱스, 한국의 마이다스아이티는 원천기술을 응용하여 사회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늘어갈수록 안면인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줄어들고 시장은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한국의 안면인식 원천기술은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 한국 기업도 AI 안면인식 기술을 새로운 분야에 잘 응용하여 사회적가치를 창출한다면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기업이 AI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해 사회적가치와 세계 AI 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