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성균관대, 온라인 강의 서버확충…선제대응 빛난 대학
-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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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30
성균관대·카이스트·유니스트, 코로나에 무기한 온라인 강의
주요 대학이 온라인 강의 운영 기간을 1~2주씩 추가 연장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 운영을 공지한 성균관대, KAIST, 유니스트 등 일부 학교에 대해 대학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각 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어 이들 학교 시스템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균관대가 타 대학보다 온라인 강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한발 앞서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성균관대는 `도전학기`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올해 1학기를 2월에 개강하고, 수업 주수를 기존 16주에서 15주로 단축하는 한편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개강 이후 1~2주 차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도 제공해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늘린다는 것도 계획에 포함됐다. 이를 대비해 수업 시간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에 동시 접속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서버·회선을 증설하는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춰둔 상태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된 것은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이후였다. 성균관대는 최근 온라인 강의 운영 기간을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로 공지하고 이에 따른 추가 보완책을 학생·교수들에게 공지했다. 성균관대는 학부생에게 이수 가능 학점을 3학점씩 추가 부여하고, 강의별 수강 정원을 최대 20% 증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중간고사 이후까지도 학사일정이 온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진행될 때를 고려해 A+~B 성적 비율을 기존 수강 인원의 65%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성균관대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학부생 200명을 `테크니컬 어시스턴트`로 모집해서 강의 제작에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수들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각각 150만원 상당 장학금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술 보조 학생들은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서버에는 이상이 없는지 등을 사전 점검한다. 교수들이 강의를 제작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또 성균관대는 온라인 강의를 제작할 때 `1학점당 최소 25분`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종래의 교육부 지침에 따라 교내 4000여 개 강의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개강 2주 차 강의는 90%가, 3주 차는 91%가 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성균관대 재학생들 내에선 학교의 온라인 강의 운영 계획을 놓고 불만도 나온다.
대학원생 A씨는 "한 학기 등록금이 1200만원이 넘는 데다 학내 네트워킹 도모가 중요한 과정인데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만 하라는 일방적인 통보에 동기들 사이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집단 휴학이라도 해 한 학기를 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KAIST와 유니스트는 4월 이후까지도 온라인 강의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공지했다. KAIST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케이무크에 참여하며 강의 콘텐츠가 쌓인 덕분이다. 자체 구축한 학습관리시스템(LMS)도 빛을 발했다. 이 LMS는 시스템 내 영상 토론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져 있다. KAIST는 실험·실습 과목은 여름방학 중 집중 수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유니스트는 1학기를 전면 온라인으로 운영하되 코로나19 경과에 따라 출석수업 진행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다. 다른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 운영 기간을 `무기한`으로 선뜻 공지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학내 구성원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환불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섣불리 움직이긴 어렵다"며 "대학본부 중심으로 행정이 이뤄지는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의사 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