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인터뷰] 정문기(회계 전공)교수 정년 퇴임 인터뷰
- bizs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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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30
1.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문기 교수입니다. 저는 그동안 중급회계와 세무회계 수업을 통해 여러분들과 만났고, 공인회계사반 지도교수를 맡아오다, 지난 8월 말로 정년을 마쳤어요.
저는 여러분들의 교수이기도 하지만 여러분들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성균관대와 많은 인연을 맺었고 많은 은혜를 받았지요. 무역학과 77학번으로, 이 교정에서 공부하고 송회헌(공인회계사반)에서 꿈을 키웠기에, 삼일회계법인 파트너와 품질관리실장으로 공인회계사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학부 시절 지도교수님께서 심어주셨던 교수의 꿈을 간직해서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막연히 교수가 되고 싶다는 것에서 나아가,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고 그들의 꿈을 돕겠다는 것으로 그 꿈이 구체화되었어요. 그 꿈을 이루고자 늦은 나이에 학교로 왔고, 그리고 모교에서 그 꿈을 펼칠 수 있었지요.
2. 경영대학 교직 생활을 마치시는 소회가 궁금합니다.
모교에서 후배들의 꿈을 돕겠다는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어서, 제게는 큰 보람이었고 정말로 영광이었으며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그동안 공인회계사반을 지도하면서 우리 학교 합격생이 전체 합격자의 10% 이상을 달성해보자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올해 공인회계사시험에서 드디어 이 목표를 달성하고 지도교수를 마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3. 교수님께서 맡으신 연구 분야, 연구 활동에서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저는 실무현장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보다 많은 시간을 수업과 공인회계사반 지도에 매진하고자 노력했어요.
아울러 제가 가진 경험을 학술적인 면에서도 기여하고자, 우리나라 회계제도 및 외부감사제도 개선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자 노력했지요. 그 결과 한국경영학회로부터 “경영학연구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또한, 현행 외부감사법을 개정할 때 자문교수진에 참여하여 주기적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 등 주요 개선안을 입안했었는데,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외부감사제도 환경이 개선되고 우리나라 회계투명성도 높아졌다고 평가되고 있어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4. 오랜 교직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모교에서 8년 6개월의 교직 생활 동안 행복한 시간들이 많았지요. 우리나라 굴지의 제조기업인 포스코의 사외이사를 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혁신을 조언하고 많은 주요 경영의사결정에 참여했었지요. 또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회계감사기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우리나라 회계감사기준의 선진화를 주도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힘든 일도 있었어요. 2020년 초에 암 진단을 받아서 암 수술을 했었지요. 다행히 건강검진 과정에서 조기에 발견했고, 주변의 도움으로 수술도 빨리 마칠 수 있었어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씀을 그때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고요.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또한 감사한 일도 많았습니다. 당시 학장님께서 배려해주셔서 수업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었고, 저와 같은 과목을 강의하시던 최관 교수님께서 본인의 강의 영상을 제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고, 지인이신 다른 학교 교수님께서 우리 학교에 오셔서 특강도 해주셨지요. 당시에는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시기였는데, 수술 후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조금씩 끊어서 강의를 녹화하고 이를 편집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그 학기 수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이후 건강을 회복해서 드디어 정년까지 마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교수로서의 가장 큰 보람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연구실로 찾아와서 상담을 하고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학생들,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고 소식을 전해오는 학생들, 졸업 후에도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길을 물어오는 졸업생들을 만나며, ‘내가 이 길로 오길 참 잘했구나’하고 다시금 흐뭇해집니다.
5. 성균관대학교에서 만난 제자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으세요?
지속적으로 저와 상담하면서 진로를 설정하여 본인이 원하던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서 해외 교환근무의 꿈을 이룬 학생도 있고, 시험 합격 후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제가 지도공인회계사 역할을 했던 학생도 있고, 국내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국비유학생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과정 중에 있는 학생도 있지요. 졸업 후 결혼 주례를 부탁해서 그 인연으로 지금도 부부를 함께 만나면서 인생 상담을 해주고 있는 졸업생도 있고요.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했지만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네요. 시험에서 예상치 못하게 실패하고 크게 낙망해서 그만 회계사의 꿈을 접고 다른 길로 가야겠다고 하던 학생이 있었지요. 제가 차근차근 들어보니 그동안 공부를 많이 했더군요. 여러 번 만나서 설득했더니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했었는데, 그 다음 해에 찾아와서, 한 번에 전 과목을 합격했다고, 교수님 덕분이라고 꾸벅 고개를 숙이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6. 퇴임 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50세까지는 국·영·수가 중요하고, 그 이후에는 음·미·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젊을 때는 국어, 영어, 수학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기르고 직업적 성취를 이루지만,이후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음악, 미술, 체육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저도 몇 년 전부터 음악·미술 등 예술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자주 접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음악·미술 이론 및 감상 수업에 참여하고 공연장에도 자주 가서 좀 더 많이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지요. 또한 매일 혼자 집에서도 운동하고, 정기적으로 체력단련장에 가서 개인 훈련도 받고 있구요. 골프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아내와 함께 보다 자주 즐기려고 합니다.
우선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 다음에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차분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7.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경영대학 구성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께 세 가지를 당부하고 싶어요.
첫째, 높은 꿈과 이상을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세요. 제가 학창시절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의 하나인 “갈매기의 꿈” 중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문구를 지금도 간직하고 새기고 있습니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 훨훨 높이 날아올라 멋지게 살기 바랍니다. 높이 날기 위해서는 어떠한 날개를 가져야 하는지 잘 살펴보고 학창시절에 그 날개를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둘째, 사회에 진출하면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networking 능력, 즉 좋은 인연을 맺고 이를 잘 유지하는 능력이 꼭 필요합니다. networking 능력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고 항상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이것이 태도가 되고 이를 지속해서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오늘부터 바로 옆에 있는 동료들과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해보시길 바랍니다.
셋째, 시간을 소중히 여기세요. 이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가면 하기 어려운 경험들, 예를 들면 동아리 활동, 교환학생, 배낭여행이나 working holiday 등을 학창시절에 가급적 자유롭게 많이 해보라고 권합니다. 시간을 잘 쪼개서, 책도 많이 읽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