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경영 22) 학우, 네덜란드 교환학생 스토리
- bizs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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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04
※ 2024년 1월 30일 출국, 2월 5일 학기 시작, 6월 24일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을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합니다. 비자 대신 거주허가증(IND)을 받아야 하는데, 흐로닝언에서는 IND를 발급해주는 곳이 없어 즈볼레(zwolle)에서 발급받았어요. 총 2번 방문했는데, 한 번은 사진과 지문을 등록하러 갔고 몇 주 후에 발급된 거주허가증을 받으러 갔습니다. 옆 학교인 한제대는 학기 초반 며칠동안 (즈볼레에 갈 필요 없이) 흐로닝언에서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미리 시청과 appointment를 잡은 후 시청에 가서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BSN 넘버를 받아야 합니다. 시청은 흐로닝언 시내에 있어서 가깝습니다. 둘 다 네덜란드 도착 후 받을 수 있으나 appointment는 입국 전에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빠르게 받고 싶다면 온라인으로 미리 약속을 잡으세요.
■ 항공권 정보
10월 중순에 KLM 항공을 왕복 140만원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10월에 국제 학생증을 발급받아 학생 운임으로 수화물 2개와 기내 1개가 무료이고 무료 변경이 가능했습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큰 캐리어 하나와 기내용 작은 캐리어 하나, 백팩 하나를 가져갔습니다. 기내용 캐리어가 여행다닐 때 유용했습니다. 네덜란드에도 웬만한 것은 다 팔고 옷 가격도 괜찮으니 짐을 많이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 바람막이와 장갑, 비니: 초반에 추울 때 필수였습니다.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비가 많이 올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모자 있는 바람막이가 유용했습니다.
- 자전거 휴대폰 거치대: 와서도 구매할 수 있으나 길을 모르는 초반부터 이용해야 하니 한국에서 사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압축 파우치: 출국할 때 뿐만 아니라 여행 다닐 때도 유용했습니다.
- 콘택트 렌즈: 유럽에도 파는 곳이 많긴 하지만 본인이 쓰던 것으로 챙겨가는 게 더 편한 것 같습니다. 렌즈 세척액을 안 판다는 말이 있어서 많이 챙겨갔는데 네덜란드에도 팔더라요.
- 화장품: K 뷰티가 최곱니다. 쓰던 화장품들과 기초 제품들 많이 쟁여가세요!
- 식료품: 학교 근처에 어메이징 오리엔탈이라는 아시안 마트가 있어서 웬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습니다. 도착 후 초반에 먹을 햇반, 김, 팩에 담긴 반찬 등만 챙기면 될 것 같아요.
- 샤워기 필터: 네덜란드는 수질이 좋은 편이라 모두들 탭워터(수돗물)를 마실 정도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샤워기 필터는 필요 없었습니다. 여행할 때 쓰실 정도만 챙겨도 좋을 것 같아요.(저는 챙겨갔지만 막상 귀찮아서 한 번도 안 썼어요.)
- 도난 방지 스트랩: 다이소 만큼 싼 곳이 없습니다. 흐로닝언은 여행지가 아니어서 소매치기가 거의 없다고 느꼈지만 암스테르담과 다른 유럽 여행시 꼭 휴대폰 도난 방지 스트랩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 흐로닝언 생활
■ 기숙사 신청
11월에 SSH 사이트에서 신청했습니다. 티켓팅처럼 정해진 시간에 선택해야 하는데, 인기가 많은 기숙사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저처럼 PC 방에서 신청하는 것을 추천해요.
■ 수강 신청
정해진 마감 기한 전까지 학교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수업을 담아두면 됩니다. 다만, 보통 수업 첫 주차에 튜토리얼 신청을 합니다. 한 수업에서 분반이 나뉘어 팀플을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원하는 시간대를 하기 위해서는 튜토리얼 신청이 열리는 시간대에 빠르게 신청해야 합니다. 튜토리얼 신청은 경쟁이 치열한 편이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 수업 진행 및 평가 방식
학수번호, 과목/프로그램 이름, (평가: 1~10점)
EBB686A05, Comparative Country Studies (8점)
EBB065A05, Human Resource Management for BE (9점)
EBB062A05, Economics of Banking (7점)
EBB635C05, International Business Law for IB (7점)
흐로닝언 대학은 한 학기가 A블록과 B블록 두 개로 나뉘어 3월 말 ~ 4월 초까지 2주 정도 방학이 있었어요. 하나의 수업이 렉쳐와 튜토리얼으로 나뉩니다.
Lecture: 교수님께서 강의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보통 수업과 비슷합니다. 출석 체크를 하지 않아 빠져도 괜찮으나 시험 공부할 때 지장이 갈 수 있습니다.
Tutorial: 20명 내외의 학생들로 구성되고, 그 안에서 또 조를 나누어 팀플을 진행했습니다. 수업마다 다르지만 보통 튜터가 시험 예상 문제를 설명하거나 팀플 과제 진행 방식을 진행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매주 조별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도 많았습니다. 튜토리얼은 출석이 성적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고 팀플/발표를 진행해서 빠지면 조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반에는 외국인들 앞에서 매주 발표하는 것이 많이 부담 됐지만 하다 보니 적응이 됐습니다. 발표를 하기 싫으시다면 발표가 있는지 수업계획표를 통해 알아보세요. 조별의 모든 인원이 발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팀끼리 회의할 때 다른 일을 맡는 등 의견조율을 하면 될 것 같아요.
튜토리얼 출석과 조별 과제, 시험 모두 반영됩니다. 몇몇 수업은 튜토리얼 참여도로 보너스 점수를 주기도 했습니다. 번외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피드백 합니다.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정확한 피드백으로 상대가 발전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처받지 마시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 (좌) 쾨겐호프 튤립축제 | (우) 스페인 여행
■ 기숙사/숙소
- 기숙사 이름: Moesstraat 8, 위치: 교외, 비용: 465 EUR/ Month, 평가: 매우 좋음
모두 1인실 방이었고,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식이었습니다. (0층에는 방에 개인 화장실이 있는 방도 2개 있습니다) 방과 방 사이의 방음은 잘 되는 편이나 방과 복도 간의 소음은 잘 들렸습니다. 주방과 멀리 있는 조용한 안쪽 방을 추천합니다. 제 방은 복도(계단)쪽이라 다른 층의 소음도 잘 들려서 조금 불편했어요. 방마다 크기가 다르고 싱크대 여부도 달라서 기숙사 신청 전 SSH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가 선택한 모에스트랏 기숙사에 정말 정말 만족했습니다. 모든 것이 좋았어요. 정원이 30명 정도밖에 안 되서 다같이 어울려 놀았습니다. 그중 한국인은 7명 정도였습니다. 다른 기숙사들의 경우 대규모이고 그 안에 자기 나라 사람들이 이미 많다 보니 나라별로 끼리끼리 뭉쳐서 노는 경향이 있습니다. 흐로닝언 기숙사 중 유일하게 방마다 개인 냉장고가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시티센터와 흐로닝언 대학교 제르니케 캠퍼스의 중간 지점이며 흐로닝언 노드역과 5분 거리여서 위치도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에스트랏 8 기숙사에는 정원도 딸려 있어서 기숙사에 자주 출몰하던 고양이들, 그리고 기숙사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어요. 기숙사 바로 앞에 예쁜 공원이 있어요. 산책 나온 개들도 구경하고, 봄이 되었을 때는 알록달록 꽃들도 구경하고, 친구들과 피크닉도 갔어요. 노을 질 때 공원 호수가 아름답습니다. 산책도 자주 가고, 혼자 여유를 즐기고 힐링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장소였어요.
https://blog.naver.com/myk31_/223253112831
흐로닝언 기숙사 종류별 장단점, 신청 방법, 가격 등 정보를 써놓은 제 블로그입니다. 참고하면 좋습니다.
▲ (좌) 기숙사 파티 | (우) 기숙사 뷰
▲ (좌) 기숙사 tapas 파티 | (우) 기숙사 정원의 고양이 '체스'
■ 문화 및 여가 활동
지역 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ESN에 가입했습니다. ESN에 가입하면 유럽 여행 이동시 많이 이용하는 라이언에어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ESN introduction week (유료)에 가입했는데, 2월 첫째주 한 주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어요. 여기 교환 온 친구들 대다수가 했던 것 같아요. 흐로닝언에는 흐로닝언 대학교와 한제대학교가 있는데, 경영대 건물이 위치한 제르니케 캠퍼스와 한제대학교가 가깝고 ssh 기숙사도 함께 이용해서 다같이 어울려 놀았습니다. 흐로닝언에 대한 정보를 더 찾고 싶다면 ‘그로닝겐’ 또는 ‘한제’라고 검색해 보세요.
ACLO 라는 스포츠 센터가 있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수영, 요가, 스쿼시, 테니스, 발레, 펜싱, 헬스, 유도, 줌바, 유산소 등 많은 스포츠를 할 수 있었습니다. (6개월에 대략 4만원 정도). 친구들과 다같이 자전거 타고 스포츠 센터에 가서 배드민턴 치고 농구 하고 수영도 같이 가서 놀았던 것이 너무 너무 좋았어요. 한국에서는 비싸거나 주변에 없어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스포츠도 구독권만 있다면 쉽게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꼭 해보세요.
▲ (좌) 스포츠 센터 ACLO에서 스쿼시 | (우) ESN 밴드나잇 행사
주말과 a,b 블록 사이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도 많이 다녔고, 종강 후 1달간 여행을 다녔어요. 독일이나 벨기에 등은 조금만 틈이 있어도 다녀올 수 있으니 시간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부지런히 많이 다녀오세요. 유럽을 다 돌아볼 좋은 기회니까요. 스키폴 공항과 에인트호번 공항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에인트호번에 저가 항공이 많아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흐로닝언은 네덜란드 북쪽에 있고 공항들과 암스테르담에서 멀어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흐로닝언에서 출발하는 플릭스 버스를 이용해서 다른 나라로 여행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버스, 기차 등은 날짜가 다가올수록 훨씬 비싸니까 미리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아요.
- 나라별 적합한 여행 시기
아이슬란드: 4월 이후에는 오로라를 보기 힘드니 2~3월에 빠르게 다녀오면 좋아요
독일: 생필품을 싸게 살 수 있어 교환 초반에 쇼핑하러 다녀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7월에 이탈리아에 갔다가 더위 먹어서 힘들었습니다. 더워지기 전에 가세요
스페인: 4월에 다녀왔는데 날씨가 좋았습니다. 네덜란드는 그때까지 날씨가 별로여서 이 시기에 따뜻한 나라를 다녀오면 좋아요
네덜란드 및 북유럽: 5~6월 이후 날씨가 여행하기 좋습니다. 다만 성수기라 예약할 것이 있다면 미리 하세요.
▲ (좌) 아이슬란드 여행-오로라 | (우) 런던 여행
■ 입국 전 준비 사항
Post NL을 이용해 한국으로 한 번 택배를 부쳤고, 귀국할 땐 큰 캐리어 두 개와 백팩 하나를 들고 갔습니다.(너무 무거워서 도와줄 분이 없다면 힘들 것 같아요) 귀국 당일 자전거를 반납했고 우편으로 거주허가증을 반납했습니다. 들고 오지 못할 식기류나 청소 도구, 생활용품들은 mamamini라는 곳에 기부했습니다.
■ 총평
꿈같던 6개월을 보냈습니다. 별 기대 없이 떠났던 교환학생이었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갔던 유럽이었지만 교환이 끝나고 난 지금은 가기 전에 왜 고민했나 할 정도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생활방식이 저에겐 잘 맞았어요.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자연을 느끼고,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만들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스포츠 센터에서 땀 흘리며 시간을 보내고, 매일 장봐온 것들로 요리해 먹었던 그런 삶이 좋았습니다. 유럽에서 지내면서 타인의 시선보다는 저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었고,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아주 다양한 선택지들과 삶의 방식들이 있고, 그것들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환을 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배움을 얻었어요.
초반에는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자주 오고 친구도 많이 없어서 우울할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수업도 많이 들은 편이라 평일 내내 학교에 갔다가 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타고 다니느라 힘들었습니다. 한국 친구들이 그립기도 했고요. 초반에는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마음의 벽을 세워서 쉽사리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용기를 내서 다가가고 친구들과 친해지니까 그보다 더한 행복이 없었습니다. 친구네 기숙사에 놀러가서 자기 나라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 흐로닝언과 다른 네덜란드 소도시로 놀러 다니던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귀국할 때는 서로 배웅해주고 공항에서 눈물의 이별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지구 곳곳에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과 또다시 만날 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과, 소중하고 다시없을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6개월 동안 유럽의 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유럽의 시스템과 교통편 등 모든 게 쉽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혼자서도 문제없이 긴 여행을 다녀올 만큼 익숙해졌어요. 그냥 여행만 다녀오는 것과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살아보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학생 신분으로 해외에서 사는 것은 소중한 기회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하면서 만난 한국인들은 다들 퇴사하고 오셨거나, 방학에 여행 온 경우가 많았는데 모두 교환학생을 부러워하더라고요. 교환학생을 가기 힘든 학교도 많았요.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는 다른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가야 하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갈 수만 있다면 짧게라도 꼭 가는 것을 추천해요. 교환 가기 전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으면 좋겠어요. 해외라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고, 모두 본인 하기 나름입니다. 여행, 친구 사귀기, 휴식 등 본인이 하고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교환학생으로 주어진 시간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꾸려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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